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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행복의 조건] 행복한 삶은 우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by 황금 두꺼비 2023. 2. 16.

행복의 조건 (하버드대학교, 인생성장보고서)

저자 : 조지 베일런트 / 출판사 : 프론티어/ 초판 발매 : 20101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 톨스토이

 

이 말은 안나 카레니나 법칙이라고 하며,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구절에 등장한다.

 

잘되는 집안은 다들 비슷하게 근심이 없고 건강하며 화목하지만, 안되는 집안은 애정이든 금전이든 자녀든 천차만별의 이유로 불행해진다는 말이다.

 

19세기, 인간의 삶에 대한 행복과 불행을 이 한 문장으로 표현한 톨스토이의 통찰에 놀라울 따름이다. 나이를 먹고 인생을 살아갈수록 마음에 더 와닿는 말인 것 같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기를 원한다. 아무도 불행한 삶을 살기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행복이라는 정의를 정확하게 내리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행복의 정의는 주관적이고 포괄적이며 추상적이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철학과 의학 그리고 사회학 등 여러 분야에서 계속 논의되고 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단순히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가난한 국가에서 오히려 행복지수가 높다는 아이러니한 조사 결과를 마주할 때면 행복에 대한 기준이 더 혼란스러워지는 것 같다.

 

 

이러한 행복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찾아서 읽게 된 책이, 이번에 소개할 조지 베일런트저의 <행복의 조건>이다.

 

‘행복하고 건강한 삶에도 법칙이 있을까?’

라는 물음으로 1930년대 말, 하버드대학생을 대상으로 약 7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생애를 추적 조사하면서 분석한 전향적 성인발달연구가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하버드 의학대학 교수이자 정신의학과 전문의인 저자는 하버드 졸업생들(그랜트 집단) 외에도 비슷한 시기에 천재 여성들(터민 집단)저소득층 출신 남성들(이너시티 집단)의 조사를 통합하면서 지난 40년 동안 800명이 넘는 대상자들의 전향적 연구를 이끌어왔다.

 

그리고 대부분 연구 대상자들이 80대 후반에 이르고 죽음을 얼마 앞두고 있는 지금 이 시기가 지난 70년간 이어온 이 연구의 마침표를 찍을 적기로 판단하고 연구자들에게만 공개되었던 사례와 자료를 일반에 공개하면서 이 책을 내놓게 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사람 인생에 대한 전향적 연구는 기간이 아주 길고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이전에도 비슷한 시도는 있었으나, 끝까지 지속하여 완주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사람 인생에 관한 연구나 조사는 기존 나이 든 사람들을 대상으로 후향적 연구가 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전향적 연구는 기간이 아주 길고 비용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과거 그 시점에서 상태를 기록하면서 추적해 왔기 때문에 훨씬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분석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연구 방식의 문제는 사람들의 과거 기억에 의존하여 조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유는 사람들의 기억은 나이가 들면서 흐려지고 왜곡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이 책에 바탕이 되는 전향적 연구는 연구 대상자들의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 시점에 상태를 기록하면서 추적해 왔기 때문에 훨씬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분석으로 볼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과거부터 참여해온 수많은 연구 대상자들의 유년 시절 혹은 대학 시절부터 죽음 또는 노년에 이르기까지 각자 저마다의 인생이 기록되어 있다.

 

그 기록은 연구 당시 대상자 선발기준에서부터 주기적으로 몇 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 설문지, 방문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최대한 객관적인 결과를 이끌기 위해 저자는 자신의 주관적인 의견은 최소화하고 연구 대상자들의 인터뷰 내용에 중점을 두고 서술하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서두에서 저자 본인의 성장 배경과 성격 그리고 가정환경, 정치적 성향 등을 소개하면서 아무리 객관적인 자료라도 결국 그것을 판단하고 해석하는 사람의 주관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적하고 있었다.

 

이 부분에서는 최대한 독자들에게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하는 저자의 노력이 엿보였다.

 

작고 빽빽하게 들어선 글자로 500페이지에 가까운 이 책은 수많은 연구 대상자들의 인터뷰 내용을 보고서 양식으로 구성하고 있어 지루하기도 해서 완독하는 데 인내심이 조금 요구된다.

 

그리고 1900년대 초에 태어나 대공황과 세계대전, 오일쇼크 등 격변의 20세기를 살아온 미국 백인들로만 구성된 연구자들의 인터뷰 내용은 현재 우리 기준에서 시대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공감되지 않는 부분들도 꽤 많이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연구에서 돌출된 7가지 행복의 조건은 시대와 문화를 초월하는 인류 보편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었기 때문에 충분히 읽어볼 가치가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저자가 알아낸 "7가지 행복의 조건"은 다음과 같다.

 

‘성숙한 방어기제, 교육, 안정된 결혼 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다.

 

7가지 행복의 조건은 "성숙한 방어기제, 교육, 안정된 결혼 생활, 금연, 금주, 운동, 알맞은 체중"이다.

 

연구에 따르면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는 사람들은 이 7가지 조건 중에서 최소 5에서 6가지 조건을 만족하고 있었고, 3가지 미만의 조건을 충족하는 사람들은 80세 이후에 행복한 삶을 맞이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여기서 조금 놀라웠던 점은 돈이나 재산이 행복의 조건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사회보장제도나 연금제도 등 안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태어나고 살아왔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분은 큰 변수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 추측했었다.

 

그러나 여러 사람의 사례를 읽고 나서 알게 된 사실은 기본적인 의식주가 해결된다면 돈이 많고 적음은 노후까지의 행복에 큰 변수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저자는 행복의 조건 7가지를 제시하고 성인의 발달과정을 평가하기 위해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과업 모델을 바탕으로 ‘정체성, 친밀감, 직업적 안정, 생산성, 의미의 수호자, 통합’으로 총 6가지 연속적 발달과업을 기준을 설정했다.

 

이 기준을 각 대상자에게 적용하여 성숙도를 평가하고 조사를 진행해 왔다.

 

수십 년 동안 관찰한 결과 대부분은 에릭슨이 말한 연속적인 사회적 발달과업을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 연속적인 6가지 발달과업을 완수한 사람은 행복의 조건에서 첫 번째로 제시한 ‘성숙한 방어기제’를 갖추게 된다고 한다.

 

성숙한 방어기제는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과업 6가지를 모두 충족해야지 달성할 수 있는 부분이라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대부분이 이 조건을 만족하기는 쉽지 않아보였다.

 

그래서 '성숙한 방어기제'는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면서 발전시켜야 하는 숙제로 일단 남겨두기로 하고, 7가지 행복의 조건 중 나머지 6가지를 살펴보면 우리 대부분이 현실적으로 충분히 실현 가능한 영역들이었다.

 

‘교육’에서는 꾸준히 책을 읽고 끊임없이 새로운 지식을 배우려는 노력을 지속하면 되고,안정된 결혼 생활’은 배우자를 항상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책임감 있게 가정을 꾸려나가면 될 것이다.

 

교육, 안정된 결혼 생활, 금연과 금주, 운동과 알맞은 체중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충분히 성취할 수 있는 행복의 조건들이다.

 

‘금연’과 ‘금주도 자신 의지의 문제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달성할 수 있으며, ‘운동’과 ‘알맞은 체중도 마찬가지로 개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성취할 수 있는 영역들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우리의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는 것이다.

 

과거 또는 현재에 만족스럽고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년에 불우한 인생을 살아간다면 결코 행복한 인생을 살았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행복한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행복의 조건 중 적어도 5개는 50세까지는 충족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저자는 행복한 인생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금주’를 실천할 것을 강조하였다.

 

가끔씩 즐기는 와인이나 맥주 한 두잔 정도는 괜찮으나, 혼자서 매일 마셔대는 습관성 알코올 중독은 어떠한 행복의 조건도 만족시키지 못하면서 인생을 가장 불행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한다.

 

외롭고 우울해서 알코올 중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알코올 중독 때문에 우울증이 온다는 것이다.

 

그리고 알코올 중독은 시간이 지나면서 온몸의 장기를 망가뜨리고 온갖 질병을 유발한다.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는데, 알코올 중독으로 망가진 몸에서는 더 이상 제대로 된 정신이 자리할 곳은 없을 것이다.

 

외롭고 우울해서 알코올 중독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알코올 중독 때문에 우울증이 온다고 한다.

 

혹시나, 자신이 프로 혼술러를 자칭하면서 평소에 자주 술을 즐기고 있다면, 자신의 술 습관이 알코올 중독의 초기 증상인지 한 번 의심해 보고 습관성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앞에서 언급한 행복의 조건 외에도 행복한 노년을 맞이한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과 늘 소통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는 긍정적인 삶의 자세를 가지고, 타인의 삶에 공감하고 포용하면서 나눌 줄 아는 성숙한 사람으로 성장했기에 가능하다고 한다.

 

마치 정원사가 정원 가꾸기를 하듯이 삶에서 맺어지는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고 관리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하라고 조언한다.

 

행복한 노년을 맞이한 사람들은 주변 사람들과 늘 소통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책에서는 많은 연구 대상자들의 인터뷰와 분석 내용이 등장하지만, 저자의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시하는 부분이 대부분이다.

 

궁극적으로 이 연구의 결과는 유년 시절에 불행한 가정이든 화목한 가정이든, 선천적 지능지수가 높든 낮든, 성별이 남자든 여자든, 정해진 환경적인 요인에 상관없이 행복한 인생은 우리 스스로가 성장하면서 얼마나 성숙해지고 행복의 조건들을 충족하고 노력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었다.

 

결국, 행복한 인생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끝으로 행복은 사회적 성공이나 막대한 부를 이루는 것처럼 쉽게 도달할 수 없는 그런 엄청난 존재가 아니었다.

 

생각보다 우리에게 가까이 있으며, 조금만 노력하면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그런 존재였다.

 

 

"행복이란 삶의 의미이자 목적이요, 인간 존재의 총체적 목표이자 끝이다." - 아리스토텔레스

 

이 글은 개인적으로 책을 일고 쓴 리뷰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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