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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우연접속자] 우연은 만들어진다

by 황금 두꺼비 2023. 4. 6.

우연접속자

동시성과 세렌디피디, 동시경험이 초대하는 우연의 세계

저자 : 버나드 바이트만 / 출판사 : 황금거북/ 초판 발매 : 201710

 

당신은 우연을 믿고 있는가?

 

자신의 차 안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한 사람이 있다.

 

잠시 후, 정지 신호에서 출발 신호로 바뀌는 순간, 갑자기 그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그는 전화를 확인하기 위해 잠깐 고개를 숙였고, 그 때문에 교차로 진입이 조금 늦어졌다.

 

출발하기 위해 고개를 다시 드는 순간, 트럭 한 대가 신호를 무시하고 교차로를 돌진해 빠르게 지나갔다.

 

간발의 차이였다.

 

간발의 차이로 걸려온 가족의 전화가 대형 사고를 막았다. 이것은 우연의 일치인가?

 

만약 신호가 바뀌자마자 출발했다면 그는 신호 위반 트럭과 그대로 충돌했을 것이다.

 

이런 상황이면 대부분 신호 위반한 트럭 기사를 욕하거나 사고가 나지 않음을 천만다행으로 여기고 다시 그냥 가던 길을 갈 수도 있다.

 

그런데 그때 걸려온 전화가 한동안 연락이 없었던 가족에게서 걸려온 전화라면 어떻게 봐야 할까?

 

갑자기 생각나서 전화했다는 가족의 전화가 마치 위험 상황을 직감한 듯 결정적인 순간에 울려서 한 사람의 화를 면하게 했다.

 

종종 현실 세계에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우리는 하늘이 도왔다거나 ‘우연의 일치’라고 말을 한다.

 

 

또 다른 이야기를 하나 더 살펴보자.

 

어느 날 밤 11, 30대 남자는 자신의 집에서 갑자기 원인 모를 호흡곤란에 시달리게 된다.

 

그는 부엌 싱크대에 머리를 처박고 꺽꺽대기 시작했고, 목에 이물질이 걸린 것처럼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원인이 무엇인지는 모르나 그렇게 남자는 15분 동안 호흡곤란 상태에 시달리다 다시 아무렇지 않은 상태로 돌아왔다.

 

멀리 떨어진 자신의 아버지와 같은 시각, 같은 부위의 통증을 느낀 아들의 경험이 단순한 우연일까?

 

그 남자의 생일인 다음 날 이른 아침, 동생에게 급히 연락이 왔다.

 

그리고 어젯밤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사인에 의하면 아버지는 본인이 흘린 피에 질식해 돌아가셨으며, 통증 부위와 사망시간은 그 남자가 어젯밤 호흡곤란을 일으킨 시간과 증상 부위가 놀랍도록 일치했다.

 

이것 또한 단순히 우연의 일치일까?

 

뼈속까지 흔들어 놓았던 이 경험을 겪은 사람은 바로 이번에 소개할 <우연접속자>라는 책의 저자 ‘버나드 바이트만’이다.

 

 

바이트만박사는 심리치료사이자 정신과 의사로서 자신의 특별한 경험을 통해서 ‘우연’에 관해 더 심취하게 된다.

 

심리치료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환자들의 경험을 통해 수많은 우연을 발견하고, 여러 연구와 실험을 통해서 우연에 대한 자신만의 이론을 구축하게 된다.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카를 융’이 우연의 일치를 시간상 함께 움직인다는 의미를 뜻하는 ‘동시성’이라는 단어로 정의했다.

 

저자는 카를 융의 사상을 이어 ‘동시경험’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이는 어떤 한 사람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고통을 동시에 경험하는 일을 가리킨다.

 

대표적으로 쌍둥이들의 경험을 예를 들 수 있다.

 

 

쌍둥이들 대부분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끔씩 서로의 감정 상태를 직감적으로 느끼는 경험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한 ‘동시경험’을 잘 느끼는 사람들, 즉 우연을 유독 잘 접하는 사람들을 저자는 ‘코인사이더’라고 부른다.

 

‘코인사이더’에 대한 연구가 이 책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우연을 만들 수 있는가?

 

저자는 우연에 대한 수많은 예와 신기한 사례들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우리 삶에 실용적으로 우연을 활용할 수 있는지를 확률과 신사이의 무수한 스펙트럼에서부터 유의미한 결과를 찾아내고자 노력한다.

 

결과적으로 저자는 우리의 노력으로 얼마든지 우연이 찾아오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주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평소에 운은 자신의 편이라고 믿는 긍정적인 자세와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을 ‘관찰하는 자아’를 키우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와 동시에 무작위로 흩어진 사건들을 서로 연관시켜 보는 연습을 하면서 우연의 빈도를 높이기 위해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그러면 관찰 자아가 마음속에 일어나는 일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연결시킬 때 우연이 발생할 가능성이 올라간다.

 

그리고 여기에서 중요 포인트는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우연이 일어나길 기대하는 것에 너무 집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느슨하게 힘을 빼는 편이 무의식을 활성화에 도움을 주어 우연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한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흥미로운 실험이 있다.

 

바로 1990년대 후반 어느 심리학과 졸업생이 실시한 공돈에 대한 연구 실험이다.

 

공돈뜻밖에그리고 갑자기수중에 들어온 돈으로 길거리에서 주운 현금, 뜻밖의 유산, 복권이나 예상치 못하게 받은 마일리지 등이 여기에 속한다.

 

우연은 의도적인 노력은 하되, 원하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수용하는 자세로 내려놓는 자세로 임했을 때 자주 마주치게 된다는 '공돈'에 대한 연구 결과가 있다.

 

1차 실험에서 총 세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하였는데, 첫 번째 그룹은 수용적인 자세만을 유지하며 돈과 관련된 물건들을 눈에 잘 띄는 위치에 놓는 것뿐이었다.

 

두 번째 그룹은 각자가 소원을 빌거나, 확언을 쓰거나, 기도 또는 명상을 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돈을 심상화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그룹은 초를 피우면서 짧은 주문을 외우고 공돈을 받는다는 생각을 언제나 염두에 두고 있는 상태였다. 실험 기간 2주가 지나 확인해 본 결과는 뜻밖이었다.

 

적극적으로 특정 활동에 집중한 그룹보다는 그저 주의만 기울인 첫 번째 그룹의 사람들이 나머지 두 그룹의 사람들보다 몇 배나 더 많은 공돈을 얻었다.

 

2차 실험에서도 첫 번째 그룹은 수동적인 사람들’, 두 번째 그룹은 호기심이 많은 사람들로 공돈을 바라지만 집착하지 않은 사람들’, 세 번째 그룹은 적극적인 사람들’, 네 번째 그룹은 해결 지향적인 사람들로 나누어 다시 실험을 해 보았다.

 

동기가 가장 큰 사람들은 네 번째 그룹인 해결 지향적인 사람들이지만, 결과는 가장 낮았으며, 의외로 호기심에 참여한 두 번째 그룹이 평균적으로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이 실험에서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말라. 내려놓으라, 적극적 수동성을 신뢰하라.”

 

결국 우연을 우리의 삶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인 노력은 하되, 원하는 것에 집착하지 말고 수용하는 자세로 내려놓는 삶을 살아가라는 것이 저자가 주장하는 바인 것 같다.

 

 

우연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우연은 통계학자들은 확률로 증명하려 들며, 종교인들은 신에 기대여 해석하려 하며, 최근에는 물리학자들에 의해 양자역학으로도 설명하려는 시도가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우연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로 관심을 끌었으나, 저자 또한 우연에 대한 편향적인 시각으로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사후 해석 관점으로 접근하려 하는 점에서 통계적 분석과 종교적 해설과 마찬가지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 우리가 밝혀내지 못한 미지의 영역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수많은 해석들이 등장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사건이 일어나고 난 뒤에는 어떤 방식으로든 해석을 끼워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신의 영역이든, 우연의 일치이든, 기적같은 확률로 일어나든지 간에 말이다.

 

우연의 해석을 둘러싼 아쉬움을 끝으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과 우연을 재해석하면서 글을 마무리 짓도록 하겠다.

 

 

45억년 전, 태양계 안에서 떠돌던 수많은 암석 조각들 가운데 작은 행성이 우연히지구와 스치듯 충돌하였다.

 

자이언트 임팩트가 일어났고 충돌할 때 떨어져 나온 지구의 파편이 날아가 달이 생성되었다.

 

45억년 전, 태양계 안에서 떠돌던 수많은 암석 조각 하나가 우연히 지구와 스치듯 충돌하여 그 파편으로 달이 생성되었다. 만약 이 작은 행성과 충돌하지 않고 달이 생성되지 않았더라면, 지금 우리가 존재할 수 있었을까?

 

만약 이 작은 행성이 수억 년을 날아오는 과정에서 방향이 1도라도 틀어졌더라면, 같은 시간 같은 궤도에서 우연히지구와 스치듯 충돌하지 않았을 것이고, 지금 이 순간 이 영상을 시청하고 있는 당신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억지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그렇다.

 

지금까지 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들은 우연의 일치에 의해 일어났으며, 앞으로 우리 현실에 펼쳐질 모든 시간들 또한 우연일 수 있으며, 피할 수 없는 운명일 수도 있고 기적일 수도 있다.

 

사후 해석의 관점으로 보자면 그렇단 말이다.

 

 

“헤아릴 수 없이 넓은 공간과 셀 수 없이 긴 시간 속에서 지구라는 작은 행성과 찰나의 순간을 그대와 함께 보낼 수 있음은 나에게 큰 기쁨이었다.” - 칼 세이건 -

 

이 글은 개인적으로 책을 읽고 쓴 리뷰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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